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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이란 무엇인가?
미암사 05.01.30 6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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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이란 무엇인가?
예불(禮佛)이란 <부처님께 예배드림>을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예배의 대상인 "부처님"이란 과연 어떤 분을 의미하고 있는가? 2,500년이란 시간을 거슬러 그 옛날 인도(印度) 땅에 살아계셨던 고타마 싯다르타(Gautama iddh rtha), 곧 역사적 인물로서의 부처님을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인간 스스로의 마음에 내재해 있는 불성(佛性)을 뜻하고 있는가?
이에 이를 설명해 주는 하나의 교훈적인 일화가 선가(禪家)에 전해지고 있어, 그것을 잠시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운수행각 중 한 스님이 산속 깊은 절에 이르러 묵게 되었는 바, 방이 너무 추워 땔감을 찾고자 했으나 찾지 못해 법당에 모셔진 나무로 만든 부처님(木佛)을 장작삼아 불때어 하룻밤을 따뜻하게 지냈다는 것이다. 그때 그 스님에게 있어 [부처님]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한편 <목불(木佛)은 불(火)을 건너지 못하고, 쇠불(金佛)은 물(水)을 건너지 못한다>고 말할 때, 여기서 부처님은 역사적 인물로서의 고타마 싯다르타를 말함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의미의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예배의 대상에 대한 우리의 관념. 이것을 명백히하지 못할 때, 자칫 우리는 불교(佛敎) 자체를 잘못 받아들이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곧 역사적 인물로서의 붇다(Buddha), 고타마 싯다르타를 우리의 예배 대상으로 설정하게 된다면 우리는 일신론(一神論) 혹은 다신론(多神論)적 오류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고, 역사적 인물로서의 고타마 싯다르타, 이후 깨달음을 이루어 존재자(存在者)로서의 궁극의 목적을 성취한 한 인간(人間)을 기독교적 신(神)과도 같이 인식할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특정 신(神)을 숭상하는 유신론(有神論)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무신론(無神論)적 성격에 그 촛점을 맞추고 있다. 신학(神學)•신론(神論)이 아닌 철저한 인간학(人間學)•인간론(人間論)에 그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예배 대상으로서 [부처님]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에 따른 예불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 이제 <예배 대상으로서의 [부처]>를 설명키 위해 우리는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정수(精髓)를 담아 가지고 있는 {법화경(法華經)}의 요점을 드러내 보일 필요가 있다. 특히 [약초비유품(藥草比喩品)] 내지 [장자궁자품(長子窮子品)], [500제자 수기품(五百弟子受記品)] 등의 요점을 들어 보일 필요가 있게 되는데, 이 모두는 모든 인간들 뿐만이 아니라 길가에 널려진 돌맹이들에 까지도 [불성(佛性)]이 내재해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말해 본다면 {법화경(法華經)}의 위의 이야기들은 역사적 인물로서의 <부처> 뿐만이 아닌, <존재하는 모든 인간•생류(生類)> 안에는 모두 불성(佛性)의 씨앗이 내재해 있으며, 과거의 부처 뿐만이 아닌 현재의 부처, 아니 <가능성으로서의 부처>인 [나와 타인] [나와 사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법화경(法華經)}의 [방편품(方便品)]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부처나 범부(凡夫),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 착한이나 악한 이, 주(主)와 객(客)이 일여(一如)한 것"임을 말이다. 이것은 자신과 타인을 구별치 않고 존재를 분별없이 포착하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천명한 것으로서, 이러한 {법화경}의 근본사상을 깨닫지 못하면 진정 불제자(佛弟子)라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 아래 {법화경}의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존귀한 인간들이여, 나는 당신을 경멸하지 않읍니다. 당신은 멸시를 받아서도 안됩니다. 당신들은 모두가 보살행을 행하여 여래(如來) 응공(應供) 정등각자(正等覺者)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에서 생각해 볼 때 우리의 <예배 대상으로서의 [부처]>란 무엇인가? 그것은 역사적 인물로서의 고타마 싯다르타 뿐만이 아닌, <나와 남, 나와 사물까지도 포함된 모든 존재 자체>를 함포해 가지게 된다. 세상의 모든 존재물, 그리고 그 모든 존재물 중의 하나인 나(我). 그러므로 주체적 측면에서의 모든 [나(我)]는 [가능성의 부처]가 되어 나(我)의 예배 대상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불(禮佛)이란 무엇인가? <부처가 따로 없고 중생(衆生)이 따로 있지 않다면 이 몸이 곧 법당이요, 이 마음이 부처(心卽佛)인 한에 예불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곧 불교의 휴머니티(Humanity)를 설명한 말로서, 가능성으로서의 부처인 나와 남을 위한 헌신을 통해 총체적 존재의 위상을 발견해 보고자 하는, [불교적 존재관]의 적절한 표현이자 존재(생명) 해방의 정신이 깃든 포용성 깊은 [불교적 우주관]을 적절히 설명하고 있는 말이라고 하겠다.

예불(禮佛)이란 순간 순간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즉 존재의 참됨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예배하는 이와 예배받는 이가 온통 없어진 행위의 불가사의(不可思議) 속에서, 나(自)와 남(他)이 존재치 않는 위상공간(位相空間) 속에서 허무(虛無) 아닌 무(無)를, 허공(虛空) 아닌 공(空)을 발견해 낸다는 것. 그리하여 예불이란 행위적 표현을 통해 허무 아닌 무(無)이자 허공 아닌 공(空)의 실체를 발견해 낸다는 것, 즉 존재 자체(存在自體)를 발견해 낸다는 것에 예불의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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